Patchwork Playlist Vol. 2, 1~3
collage
‘패치워크 플레이리스트Patchwork Playlist’는 아홉 곡의 음악을 듣고 느낀 바를 콜라주로 표현한 아트워크 시리즈입니다. 노래에 담긴 그대로의 이야기를 표현하기보다 노래에 대한 감상, 경험을 중심으로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콜라주의 매력은 서로 관련 없는 오브젝트들이 모여 새로운 그림을 완성하는 데에 있습니다. 패치워크 플레이리스트는 이런 콜라주의 매력을 강조하고자 했습니다. 더불어 같은 음악에서도 서로 다른 느낌을 받는 것처럼, 각자의 경험에 비추어 자신만의 감상으로 패치워크 플레이리스트를 완성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작업했습니다.
Patchwork Playlist Vol. 2,
1, Happy New Year
패치워크 플레이리스트 볼륨 2의 첫 번째 아트워크, ‘Happy New Year’는 아바ABBA의 Happy New Year를 듣고 작업했습니다. 이 노래는 새해를 노래하는 것치고는 시작이 암울합니다. 파티와 불꽃놀이의 끝, 연말을 앞두고 들떴던 마음은 사라지고 연초를 앞둔 채로 묘한 기분이 듭니다. 가라앉은 분위기는 덧없는 인생 같기도 합니다. 이 모든 게 무슨 소용인가 싶기도 하고 괜한 공허감이 맴돕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방황하는 발걸음 속에서도 끊임없이 길을 걸어나갑니다.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어떤 것을 발견하게 될지 아무도 모르지만, 계속해서 나아가는 수밖에는 없습니다. Happy New Year는 1989년의 마지막 날을 노래합니다. 이 아트워크를 작업한 2019년의 마지막 날로부터 30년 전입니다. 동시에 제가 20대의 끝에 서 있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20대에서 30대로 넘어가는 순간은 인생에서 가장 큰 굴곡일지도 모를 정도로 많은 것이 변하는 시점입니다. 어쩌면 빠르고 큰 변화에 좌절감을 느끼고 삶의 의미를 놓칠 수도 있습니다. 어떤 일이 일어날지, 어떤 것을 발견하게 될지 몰라 두렵고 겁을 먹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더 마음을 다잡고 다짐을 굳게 새겨야 합니다. 노래에 등장하는 길을 잃은 줄도 모르고 나아가는 사람과 생의 잿더미에서 깨어나는 새로운 세상처럼 말입니다. 앞으로의 새로운 10년을 바라보는 희망으로 바라보는 이 노래처럼, 이 아트워크를 통해 그런 다짐과 결심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Patchwork Playlist Vol. 2, 2, Perfect Night
두 번째 아트워크의 주인공은 에드 시런Ed Sheeran의 Perfect입니다. 이 노래는 에드 시런의 사랑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에드 시런은 맨발로 어둠 속의 잔디밭에 있는 순간, 휘황찬란하고 멋진 곳도 아니고 모습이 엉망이어도 서로가 있어 모든 것이 완벽한 순간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아트워크의 배경은 황량한 벌판이지만 그 뒤에 펼쳐진 광경은, 젊은 연인의 사랑이 이 모든 것을 아름답게 꾸민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습니다.
Patchwork Playlist Vol. 2, 3, Great Future
패치워크 플레이리스트의 세 번째 아트워크 ‘Great Future’는 미드나잇 오일Midnight Oil의 Short Memory를 배경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노래는 제국주의와 식민지 지배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멕시코를 침략한 콩키스타도르Conquistador, 콩고인을 학살한 벨기에, 영국의 인도, 이집트 지배, 식민 지배 속 캄보디아…. 가슴 아픈 역사는 어디에나 있지만, 당한 이들 말고는 이를 기억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건망증이라는 의미의 제목, short memory는 이러한 맥락에서 나왔습니다. 특히 제멋대로 그어진 아프리카의 제국주의적 국경은 지금까지도 그들의 아픔이 반복되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제국주의자들의 ‘훌륭한 미래’를 위한 만행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세 번째 아트워크를 통해 이 메시지를 표현하고자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