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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 Days, 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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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데이즈Happy Days’는 이야기가 포함된 일러스트레이션 시리즈입니다. 해피 데이즈는 아홉 번의 기념일을 보내는 동안 주인공 줄스Jules가 겪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 자전적인 시리즈는 실제 경험을 각색한 것입니다. 각 에피소드는 어디에나 있을 수 있지만 어디에서도 드러나지 않는 속마음을 그리고 있습니다. 폐쇄적인 대인 관계, 우울증, 내향성과 외향성 사이의 무너진 균형을 극단적으로 표현함으로써 이 시리즈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했습니다.



Happy Days 7, Happy Halloween!

“줄스는 할로윈을 맞아 오랜만에 외출을 합니다. 오랜만에 대학 동기들과 만나기로 한 것입니다. 내심 들뜬 마음에 약속 시간보다 일찍 도착했습니다. 찬 바람을 피해 근처 카페에서 자리를 잡은 줄스에게 메시지 하나가 도착했습니다. 한 명이 조금 늦을 것 같다고 하네요. 잠시 뒤, 커피를 마시며 사람들을 구경하던 줄스는 메시지를 하나 더 받습니다. 다른 한 명은 오늘 못 나올 것 같다고 합니다. 늦을 것 같다던 친구는 30분이 지나도 오지 않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친구는 전화도 받지 않습니다. 줄스는 카페를 나섭니다. 새끼손가락이 무척이나 시립니다.”



Happy Days 8, Happy Christmas!

“크리스마스입니다. 줄스는 어제 하루 종일 집을 정리했습니다. 정갈해진 방을 보니 상쾌합니다. 딱히 나갈 일은 없지만 줄스는 무작정 길을 나섭니다. 화이트 크리스마스는 아닙니다. 시원한 하늘 냄새를 맡으니 괜히 기분이 좋아지네요. 이런 날엔 바쁜 일은 없지만 바쁜 일이 있는 것처럼 걷는 것도 즐겁게 느껴집니다. 주말 일을 하는 노래방을 지나 다니고 있는 학교에 도착합니다. 곧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묘한 기분이 듭니다. 나쁘지 않은 크리스마스입니다.”



Happy Days 9, Happy Last Day of My Life!

“크리스마스 이후로 줄스는 줄곧 방에서 나오지 않았습니다. 거의 먹지도 마시지도 않은 채로 6일을 보냈습니다. 아마 오늘 밤, 사람들은 설레는 마음으로 새해를 축하할 겁니다. 지난 1월 1일을 떠올려보니 홀가분한 기분이 듭니다. 줄스는 부엌으로 향합니다. 별로 달라진 게 없어 보이면서도 모든 게 바뀐 것 같습니다. 더 이상 줄스는 괴로운 마음으로 SNS를 들추어 보거나 하지 않습니다. 줄스는 오늘 밤 자신만의 새해를 축하할 겁니다. 해가 지면서 어스름한 빛이 날붙이에 반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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